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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트럼프 vs '핵무력' 김정은…전 세계 주목

기자명 : 김조영 입력시간 : 2018-03-10 (토)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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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월 북미정상회담까지 중재하며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운전대를 꽉 쥐게 됐다.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까지 대화테이블에 앉게 하면서 6ㆍ25전쟁 후 65년간 이어지던 불안한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한국이 주도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9일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루겠다”며 신중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4월 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중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느냐의 중대 분수령에 서게 됐다. 1990년대부터 불거졌던 북핵 위기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북·미 수교까지도 갈 수 있는 변혁기를 맞은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정상회담 제안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제안을 수용하면서 “5월 안에 만나자”고 답했다. 한국전쟁 종료 직후부터 북한이 반세기가 넘도록 갈망해온 미국과의 정상회담은 전격적이고 신속하게 결정됐다.

우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관계 정상화 의지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대북 군사옵션이 공공연히 거론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분위기는 확실히 반전됐다. 서로 의중을 탐색하기 위한 예비 대화를 건너뛰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 담판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의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북·미 간 특사 파견 또는 실무 접촉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문재인정부가 그리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서로 추동하면서 함께 진전되는 선순환 구조다. 일단 토대는 마련됐다. ‘5월 전’이라는 시간표도 나왔다. 여기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점 등은 묘한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정책 결정의 전권을 쥔 두 지도자가 만나 깜짝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와 북한이 원하는 북·미 관계 정상화 및 체제 보장 등을 주고받는 ‘빅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는 대가로 대북 제재 해제, 나아가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핵 폐기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을 일괄 타결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여전히 비핵화의 조건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 중단)을 선언하면서 비핵화 의지를 내보이긴 했지만 ‘CVID’까지 받아들이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만남 제안에 즉각 호응하면서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라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2013년 3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천명한 이래 핵 완성 하나만 보고 달려온 김정은이 아무 조건 없이 핵을 내려놓을 리 만무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어렵사리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이 어그러질 경우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화 무용론이 번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행동으로 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속도를 내는 건 북한에 핵 능력을 고도화할 더 이상의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포함한 일정한 합의에 도달하게 되면 지구상에 마지막 냉전의 섬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합의 이행을 위한 세부절차 논의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복잡하고 지난한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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