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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권성동 ‘이준석 뒷담화’ 문자…이준석 '침묵'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2-07-27 (수) 12:53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며 비판한 사실이 공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대표 징계 과정에서 '윤심(尹心)' 개입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던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권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대통령 윤석열'이라는 발신자 명의로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권 대표는 이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 그것도 대통령이 집권여당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비판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가 고스란히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일이란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특히,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집권여당 당 대표의 당원권을 정지 시키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윤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컸다는 점에서 관련 논란이 다시금 증폭되고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당무 개입'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당내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연거푸 말했는데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실제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데 배후역할을 맡지 않으셨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정쟁을 부추기고 갈등을 키우는데 대통령이 중심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인가"라며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대통령이 하라는 국정은 관심없고 메시지로 여당 대표 상대로 내부 총질 운운하며 좌표 찍기나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며 "권성동 원내대표, 사실은 집권세력의 위선을 폭로하는 국민요정이었다"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들 표현으로는 친구끼리 정치를 사유화 시키고 품격을 떨어트리는 해프닝"이라며 "권력자가 되면서 서로 간의 행위를 더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메시지를 보낸 4시까지 대정부질문 내용을 보면 주로 야당과 노골적으로 티격태격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이런 걸 대통령이 좋아하는 구나'라고 여당 의원들이 느껴지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또, 김웅 의원은 이날 공개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유세를 하는 사진,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과 유세를 하는 사진과 함께 '내부총질'이라고 쓴 게시물을 올리며 우회적으로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처럼 파장이 커지자 메시지 공개의 책임이 있는 권성동 대표가 나서 반성문을 썼다. 권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경위와 관련해서는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오랜 대선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선배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개된 문자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 윤리위 사건' 등 당무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 수석은 “당무는 당과 지도부가 알아서 꾸려나갈 일이고 대통령이 일일이 지침을 주거나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언급하시는 걸 들어본 바가 없다”며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를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쓴 배경에 대한 질문에 최 수석은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문자를 촬영해 정치적인 쟁점을 만들고 이슈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메시지의 취지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최근 당이 어려움을 겪었다가 권 대행이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게 아닌가 짐작한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7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과 관련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을 한 것이 나타나면 앞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냐”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불교방송>(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권 대행이 의도가 있건 실수를 했건 국민에게 공개된 것은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며 “가장 큰 것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한 문자를 권 대행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박 전 원장은 문자 사진이 찍힌 과정이 권 대행의 의도와 연관 있다고도 했다. 그는 “(권 대행이) 상당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권 대행이 당내에서 여러 가지 공격을 받지 않느냐. 그것 때문에 ‘대통령과 문자도 수시로 주고받고 이모티콘도 하는 돈독한 관계다’ 이런 것을 과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됐든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징계를 받았으면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그런 지적을 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대표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 아니냐. 그래서 집권여당이 경제나 물가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투쟁으로 계속 빠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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