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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중지란… "조기 전당대회" vs "패인 짚고가야"…리더십 공백 불가피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2-06-03 (금) 11:18

6·1 지방선거 참패 속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리더십 공백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새 임시 지도부 구성과 8월 전당대회 개최 등 당면 현안을 풀어가기까지 당분간 당내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이재명(인천 계양을)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권 경쟁이 조기에 불붙을 경우 지난 대선 패배 책임론에서부터 지선 패배 책임론까지 당내 계파 간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사퇴 의사를 발표하며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먼저 사죄드린다. 민주당은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부터 반성하고 책임지겠다. 비대위는 사퇴하고 저도 민주당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새 지도부가 대선과 지선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당의 노선과 인물,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원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8회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경기도와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5곳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직전 7회 지방선거에서 14곳을 휩쓸며 대승을 거둔지 4년 만에 국민의힘에 완패한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작년 4·7 재보선과 20대 대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패배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내부에서부터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지선을 이끄는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이재명 의원은 '당선 안정권'인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혼자 당선돼 당 안팎의 눈총을 받게 됐다.

민주당 주류를 이루는 친문재인(친문) 의원들은 이미 이 의원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의원과 첨예하게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가 이날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했다. 지선 패배의 책임에서 이 의원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영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원칙도, 정의로움도, 감동도, 민주당다움도 없는 꼼수와 꼼수의 릴레이였다"며 "선거를 앞두고 밀어붙인 검찰개혁, 송영길 전 대표의 난데없는 서울시장 출마, 종로 보선 무공천 원칙을 스스로 깨버린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 고문과 송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라며 "사심과 사욕이 아닌 당내 민주주의와 공적 책임감을 부활시키는 것이 선당후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앞서 지선 개표가 진행 중이던 전날(1일) 저녁 패배를 분석하는 장문의 글에서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며 "계양을에 준비하던 후보가 있었음에도 왜 이 후보가 경선 없이 단수 전략공천이 됐는가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도 지선 패배 원인으로 이재명 의원이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연고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을 지적하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출마도) 결합해서 패배 원인이 되지 않았나 (라는 말도) 있었다"면서 "그 얘기를 길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같은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반발하지 않아도 '경기도 사수 성공'을 발판으로 조심스럽게 주류세력 교체를 시사하고 나섰다.

대표적 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놓으셨다"며 "국민들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민주당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원내 계파가 크지는 않지만 강성당원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당권 경쟁에 유리하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에는 2024년 4월 치러지는 총선 공천권이 달려있다는 점에서 계파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지사 선거에서 막판 대역전 드라마로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당이) 도움을 주신 것도 많았지만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했었다. 발목 잡은 부분도 있었고"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당선자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크게 위기감을 느꼈던 때가 언제였냐'는 진행자 질문에 "외부 변수들이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만들 때가 몇번 있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민생 문제에는 "과감하게 신정부와 협력하는 모습 보이고, 신정부가 행하지 못했던 건 먼저 제시해도 된다"며 주도적으로 이끌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추경에서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아 조금 더 같이 의논했으면 좋겠고, 물가 문제나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이런 것에도 저희가 보다 국민들 피부에 와닿게 변화할 수 있도록 새 정부보다 먼저 치고 나가면서도, 필요하면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이재명 당선자가 대선에서 실패한 것, 지방선거 참패 모두 백프로 더불어민주당 책임”이라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저쪽 편을 들며 덩달아 떠들어 대는 저 분. 원래 제 잘난 맛에 사는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민주당의 오만과 뻘짓 속에서 그나마 경기지사 성공, 인천 계양에 실낱 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린 것이 이재명 당선자”라며 “또한 계산없이 자신을 던져 최선을 다 했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눈물 나는 헌신을 통해 보석 같은 정치인을 재발견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의원이나 송영길 대표가 정말로 당을 위한다면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하고 전국 경청투어를 6개월 동안 해줬어야 했다”며 이 당선인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절절하게 사과하고 ‘그래도 일꾼은 민주당 일꾼들이 낫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좀 선택해 주십시오’라고 절박하게 갔으면 반반 선거는 가능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당선인에게 ‘배신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는 “제가 송영길 대표한테 말을 했고 이재명 후보에겐 직접은 아니지만 그 주변에 ‘안 됩니다. 절대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며 “계양 출마 선언하기 전날까지도 안 나간다고 했는데 너무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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