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510건, 최근 1 건
 

 

[대선 토론] 결국 '기승전대장동'...이재명 "당선돼도 책임" vs 윤석열 "반장선거냐"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2-03-03 (목) 08:32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대선후보 사회분야 TV토론회는 마지막 토론회답게 후보마다 갈고 나온 칼을 뽑아들었다.
 
사회복지로 시작된 토론은 이후 페미니즘을 거쳐 대장동 사태까지 다다르며 후보들 간 뜨거운 설전으로 이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양강 후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며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썼다.

토론회는 복지·증세·저출생 문제 등을 고리로 정책토론 양상으로 줄곧 전개됐으나 결국 네거티브전으로 끝났다. 종료 20여 분을 앞두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또 한 번 대장동 의혹을 놓고 정면 충돌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대선 내내 '몸통 공방'을 주고받던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마지막 TV 토론도 결국 '대장동 결투'로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대장동 의혹 피의자들의 녹취에 기반한 근거 없는 공방이 난무했고, 아슬아슬했던 신경전은 급기야 고성을 주고받는 감정싸움으로 흘렀다.

직격탄은 윤 후보가 터트렸다. 토론회 종료 20여 분을 앞두고서였다.

윤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 남욱 변호사 등의 녹취록을 언급하며 이 후보를 향해 "국민들은 다 안다"며 "이 후보가 아이 키우고픈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건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듣고 있던 이 후보는 발끈하며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는데 국민의 삶을 놓고 계속 이러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나도 특검을 하자. 특검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며 "동의하십니까"를 5차례나 반복해 외쳤다.

이 후보의 '동의 압박'에 윤 후보는 큰 목소리로 "이거 보세요"를 2번 연달아 말하고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서 수사를 회피하고, 대선이 국민학교 반장선거인가. 정확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검찰이) 덮지 않았느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하자고요. 왜 동의를 안 하십니까. 동의해 주세요. 대답을 안 하시네"라고 하고는 "저에 대해서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근거를 드십니까? 검사를 그렇게 해오셨어요"라고 퍼부었다.

윤 후보는 "저한테 질문하지 마시고 질문한 것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십시오"라고 했고, 이 후보는 "답이 그겁니다. 답이"라며 입씨름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국민들이 다 알고 있고 검찰에서 사건 덮어서 여기까지 오셨으면 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부끄러워하실 줄 알아야지"라고 하자 아예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는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대장동의) 몸통인지"라고 했다.

이후 윤 후보는 "거짓말에 워낙 달인이다 보니 못 하는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형님 이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킨 현안과 관련해 공약을 내지 않았느냐"며 이 후보 공격에 안 후보를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느냐. 그건 경찰이 한 일이다. 경찰이 시장이 시킨 일을 하느냐"고 크게 반발했다.

난타전은 '예열'도 없이 첫 토론 주제인 '복지정책·재원마련'에서부터 시작됐다. 양강 후보는 사사건건 공수를 교대하며 맞붙었다.

지난달 26TV토론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선공(先攻)을 날렸다.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허점을 노린 것이었다.

윤 후보는 "기본소득 같은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게 되면 1년에 1백만원만 해도 50조 들어간다. 이것을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이러면서 증세를 하면 결국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들어있는 것을 아느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말한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지, '내가 말한 사과와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치며 신경전은 한층 달아올랐다.

이 후보는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꺼내 들며 윤 후보에 역공을 날렸다.

그는 "윤 후보님은 저출생 원인 이야기를 하다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냐"고 캐물었다. 여성 표심을 노리고 준비한 질문으로 보였다.

이에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심 후보는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했다"며 윤 후보를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성인지 예산'을 둘러싼 윤 후보와 공방을 벌이면서는 "(토론회) 규칙을 지키세요. 검사 출신 아닙니까"라고도 했다. 앞선 3차례 토론에서도 '검사 출신'은 윤 후보를 향한 단골 공격소재였다.

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당내 경선 이후 선물로 준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그간 공식 석상에서 간간이 매기는 했으나 TV 토론 무대에서 착용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안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이 후보에게 "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오셨네요"라며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전으로 치달은 양강 후보의 전면전 속에서도 안 후보와 심 후보는 차분히 정책전을 펼치며 두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카운터 펀치'는 없었지만, 양강 후보의 '사과'를 끌어내는 예리한 질문도 간간이 나왔다.

안 후보는 유독 초반부터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철강산업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냐" 등 이슈별 세부 정책을 캐물으며 윤 후보의 '동문서답'을 유도하는 전략은 앞선 TV 토론 때와 마찬가지였다.

이를 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불발된 데 대한 여진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안 후보는 윤 후보와 같은, 감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까다로운 질문 압박에도 언짢아하기보다는 우호적 자세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서도 질문 공세를 벌였으나 대체로 날은 무뎌 보였다.

이 후보는 안 후보의 균형발전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훌륭한 지적이다", "안 후보님이 적절한 예를 들었다", "같은 생각하고 있다" 등 '구애'를 이어갔다.

심 후보는 과녁을 시시각각 번갈아 조준하며 양강 후보의 진땀을 빼게 했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180석 가지고도 아무것도 안 한 그런 정당이 선거 때마다 공약만 재탕 삼탕하는데,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며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감세 공약을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심 후보는 "부유층을 대표하는 정당의 후보라면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 '고통을 분담해 주십시오'라고 이야기하는 게 책임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가 수치를 들어 반박하자 심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곧바로 "그렇게 근거도 없이 말하지 말라.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던가"라며 잠시 언성을 높였다.

 

이날 토론은 민생을 골자로 한 정책 토론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막판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오는 아름답지 못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저작권자(c)대한방송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2

언론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양성현 / 편집인:백숙기 / 등록번호 : 서울, 아02046 / 등록일자 : 2012년 3월 22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숙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11-6 4층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3397-6689 /팩스 02)765-5009

Copyright ⓒ 대한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