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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 사람을 끌어 당기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섬

기자명 : 김조영 입력시간 : 2018-03-10 (토) 08:58


 

소매물도 등대섬. 하루 두번 걸어서 가는 물길이 열린다.

 

탐방로 오르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서정적 풍광 최고
대항마을 '꼬돌개' 낙조 환상적… '어부밥상'엔 바다내음 가득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엔젤호를 타고 한산도와 비진도를 지나면 나오는 섬이 매물도다.

'쿠크다스'과자 CF로 유명한 등대섬은 소매물도, 본섬 격인 큰 섬이 매물도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에는 90세대 183명이 살고 있다.

매물도에는 없는 것이 3가지가 있다.

식당과 펜션, 그리고 자동차다.

소매물도는 관광객이 몰리며 펜션과 상점들이 들어왔다.

찾아오는 관광객은 연간 36만명.

거제나 통영을 통해 들어와 등대 섬을 잠깐 보고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하지만, 매물도의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찾는 것은 철 따라 찾아 오는 낚시꾼들이 대부분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부둣가의 매갱이 조형물. '매갱이'(바다수달)는 살림망 속 고기를 훔쳐가는 '바다의 도둑고양이'다.

 

조용한 섬 매물도에 최근작은 변화가 생겼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가고 싶은 섬'사업이 시작되며 동네 사람들은 제주도 올레길의 성공을 눈으로

보고 왔고 몇몇은 일본 유후인 전통마을의 노하우를 배워 왔다.

그 후 섬에는 마을회관이 신축되기 시작했고, 버려졌던 폐교는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골목마다 공공미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문패도 교체했다.

'고기잡는 집', '바다마당을 가진 집', '꽃 짓는 할머니의 집','군불 때는 집', '제주 해녀를 데려온 할머니' 등등

정겨운 이름이다.

물탱크 위에는 바다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들어 섰고 관광객을 위한 먹을거리 '어부 밥상'도 개발했다.


대항마을 민박집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풍경. 가익도, 소지도 등의 섬들이 한눈에 잡힐듯 보인다.(왼쪽) '꼬돌개'는 매물도 탐방로의 낙조감상 포인트. 이곳은 매물도 주민들이 데이트 코스로 이용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은 매물도를 한바퀴 도는 탐방로가 정비된 것.

총 5Km남짓한 탐방로는 울창한 수풀과 푸르른 초지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탁 트인 바다 풍광과 함께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서정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당금마을과 대항마을 두 개 마을에서 탐방을 시작할 수 있는데 오후에 배를 타고 들어갔다면 대항마을을 추천

한다.

다도해 섬 속으로 사라지는 낙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낙조 감상의 포인트는 '꼬돌개'다.

마을 사람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았다는 이곳에는 아름드리 해송이 늠름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다.

'꼬돌개'에는 아픈 사연도 있다.

200여년전 처음 이 섬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섬 생활의 척박함과 괴질로 인해 모두 이곳에서 '꼬돌아졌다'

(고꾸라졌다의 방언)는 슬픈 이야기다.

'꼬돌개' 뒷편에는 온통 다랑이 논밭이 펼쳐져 이주민들의 치열했던 삶을 보여준다.

낙조가 사그라진 뒤 민박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면 섬은 침묵에 빠진다.

바닷바람 소리와 머리 위 쏟아지는 별 무리를 감상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할 일이 없다.

고기 굽는 냄새 진동하는 펜션의 밤 풍경과 사뭇 다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서둘러 선착장으로 나선다.

물때에 맞춰 하루 두번 열리는 등대섬과 본섬을 연결하는 '열목개'를 건너기 위해서다.

매물도에서 소매물도 까지 가려면 엔젤호 이외에는 낚시배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다.

'바다의 택시' 역할을 하는 낚시배의 요금은 딱 정해진것은 없다.배 주인과 이야기 하기 나름이다.

등대섬 입구 선착장에 내려 등대섬을 먼저 오르고 동그란 돌이 깔린 '열목개'를 건넌다.

소매물도 본섬 가장 높은곳 망태봉에 올라야 등대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망태봉 아래에는 '쿠크다스'촬영때 쓰인 폐교가 리모델링 작업에 한창이다.

선착장까지 내려가는 길에서 올라오는 관광객들이 말을 건넨다.

"얼마나 남았어요?" 준비 없이 찾아온 도시사람들에게 망태봉 가는길은 한없이 가파르게만 느껴진다.

편안한 운동화나 등산화가 필요한 길이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고 가파른 길을 잘도 올라가는 처자도 있다.

옆에서 든든한 남친이 손을 꼭잡고 걸어가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한 '어부 밥상'.

 

소매물도 선착장 부근에는 아담한 어촌 마을과 함께 펜션과 식당등 편의시설이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멍게비빔밥, 매운탕 등을 팔지만 아침식사를 위해 다시 배에 오른다.

'어부밥상'이 차려져 있는 당금 마을에 가기 위해서다.

민박집에 차려진 '어부밥상'은 싱싱한 성게와 돌미역쌈, 뽈락과 열기 구이, 가시리와 톳 무침, 섬 시금치 나물에

성게 미역국이 함께 차려진다.

재료가 워낙에 좋은지라 온 입안 가득 바다내음이 확∼하고 퍼져나간다.

'어부밥상'이 아니라 '거부밥상' 처럼 느껴진다.


매물도 탐방로는 바다도 좋지만 울창한 숲길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한다.

 

밥상을 차려준 민박집 아주머니는 부산이 고향이다.

매물도에 여행을 왔다가 존 트라볼타 닮은 민박집 아저씨와 사랑에 빠져 이곳에 눌러 앉았다.

마을 구판장에 있는 시누이도 팬팔 하던 남자가 섬에 찾아와 돌아가지 않고 남편이 됐단다.

그집 아들 역시 민박했던 여대생과 열애중이다.

제주도에서 해녀를 이끌고 원정 왔던 노계춘 할머니도 매물도가 맘에 들어 결국 돌아가지 않았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섬.

그곳이 바로 매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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