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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칼럼) 황혼 길에서 바라본 촌극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10-27 (목) 16:57





(김용수 칼럼)

황혼 길에서 바라본 촌극

 

곱게 물든 황혼 길을 간다. 낙조랄까? 그 빛에 물들어서인지, 어딘가 모를 서글픔이 배있다. 너무도 멀리 와 버린 것 같은 인생의 허전함과 허무함이 덮쳐오는 오늘, 보고픔과 그리움이 가득하다.

 

벌겋게 물들어 오는 서쪽하늘끝자락을 바라보면서 불러보는 노래가 있다. 이미자 씨가 불렀던 황혼의 부르스.

 

황혼이 질 때면 생각나는 그 사람 / 가슴깊이 맺힌 슬픔 / 잊을 길은 없는데 / 별처럼 아름답던 그 추억이 / 내 마음을 울려주네 / 목이 메어 불러보는 당신의 그 이름 // 황혼이 질 때면 보고 싶은 그 얼굴 / 마음속에 아로새긴 당신 모습 / 잊을 길은 없는데 / 꿈같이 행복했던 그 시절이 / 그리워서 눈물지네 / 목이 메어 불러보는 당신의 그 이름 // ”

 

정두수씨가 작사했다는 노랫말에서 다시 한 번 황혼의 애절함을 느낀다. 곱게 물든 저녁노을처럼 우리들의 황혼 길은 아름다워야 한다.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우리네 인생길을 생각할 때면 맨 먼저 떠오른 것은 황혼 길이다. 그 황혼 길에 그려놓은 그림은 고운색상으로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가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해질 무렵 서쪽하늘을 보라.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상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하늘이라는 화폭에 무수한 그림을 그려대는 자연화가다. 우리의 인생역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인생이라는 화폭에다 자신의 삶을 무수하게 그려대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구도와 색상으로 아름답고 가치성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황혼 길에서 보고 느끼는 감정은 어딘가 모를 쓸쓸함과 외로움이 덕지덕지 묻어날 뿐 아니라 내일이라는 미래그릇을 생각하게 하는 아련함을 남긴다. 하루를 불태운 태양처럼 해넘이의 장식은 극히 아름다우면서도 서운하다. 아마도 그것은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의 공통적인 감성이 아닐까 싶다. 하루의 마지막을 연상하면서 곧 밤이 온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느끼는 사람들의 감성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캄캄하고 어두운 밤을 싫어한다. 곧 밤은 활동이 중지된 시간으로 생각하거나 죽음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촌극을 빚고 있다. 임기 말년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인 최순실 게이트다. 인생 황혼 길에 접어든 것처럼 정부도 황혼 길이다. 그 길에서 바라본 정부는 시끄럽다. 온통 최순실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를 쥐락펴락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자괴감을 들게 한다. 어디가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생각조차 하기 싫다. 머리가 띵하고 아찔하다. 한나라의 국정을 좌지우지 했다는 여인의 정체를 알면 알수록 양파껍질 벗기기다. 기가 막히고 소름끼치는 사연뿐이다.

 

손석희의 심층 분석보도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 그동안 국정을 수행했다는 국무위원들은 뭘 했으며, 국회는 또 뭘 했을까? 도무지 믿기지 않는 현실의 당혹감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따랐었던 국민들의 심정은 그저 황당할 뿐이다.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위정자들이다. 청와대는 청와대 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뒷북을 치는 모습들이 한심스럽다 못해 개탄스럽다.

 

정작 위정자들이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당리당략에만 치우쳐 당쟁만을 일삼았다는 방증의 결과물이 오늘에서야 터진 것이다. 아니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위정자들의 촌극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격분하는데 식자층에서는 오죽할까?

 

각 대학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하야와 내각총사퇴 등을 외치며 현 정부의 무능함과 대통령의 무지함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촌극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모든 일에는 마지막이 중요하다. 끝이 보일수록 진실이 담겨있는 가치관을 형성해야 한다. 황혼 길에서 바라본 인생론도, 정치론도, 자연론도 모두가 아름다운 색상과 함께 먼 미래를 담을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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