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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수필) 여유로운 가을여행을 떠나자

기자명 : 최연순 입력시간 : 2016-10-17 (월)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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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수필)

여유로운 가을여행을 떠나자

 

하늘이 푸르다. 깊어지는 가을하늘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 떠오르는 것은 가을여행이다. 무엇보다도 가을을 타는 사람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것이다.

 

왠지 모를 외로움과 쓸쓸함이 밀려오는 남성의 계절이랄까? 아니 대자연의 풍요로움에 가려진 풍요속의 빈곤이랄까?

 

아무래도 좋다. 무더기로 피어있는 가을꽃의 향연을 즐겨보자. 가을꽃은 자신의 초라하고 연약한 모습을 아는지, 홀로 꽃을 피우기보다는 무더기로 꽃을 피운다. , 가을의 전령 꽃으로 알려진 코스모스와 들국화는 무더기로 피어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인생가을을 예지하는 자연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홀로 피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작은 힘을 합하는 단결력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뭉쳐서 다져진 무더기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가을꽃의 향연이다. 속된 말로 비유하자면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인생가을에 접어들면 인생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미리 간파한 가을꽃들의 여유로운 삶을 관조할 필요가 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황금들녘을 바라보라. 그 들녘은 농부들의 피와 땀이 응집된 결실의 터전이다. 농심이 춤을 추는 가을의 들녘! 그 시골길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그 곳에서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삶까지도 관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는 고흥에서 상록수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림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일평생 농촌을 떠나지 않고 과수를 재배하면서 살고 있다. 그 친구가 살아온 삶은 하나부터 열까지가 농심이다. 농부들의 마음 밭을 그 친구처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친구에게는 법과 종교가 없어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생활인일 것이다. 그것은 흙과 더불어 농심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오로지 양심과 사랑으로 평화로움을 지향하는 友林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주였다. 갑자기 그 친구가 보고 싶어 고흥군 과역면 노일리 외로 마을을 찾았다. 4차선을 빠져나와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붉게 타는 노을과 붉게 익는 석류가 친구의 얼굴처럼 붉게붉게 물들고 있었다.

 

인근 전답에 쌓아둔 퇴비에서 날아드는 농촌의 향기는 퀴퀴하고 구린내의 악취를 풍겼지만 금목서의 짙은 향기와 형형색색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 그리고 은백색의 억새꽃의 하늘거림은 시골길의 여유로운 아름다움이었다.

 

 

그곳에서 떠오른 시상이다.

 

노을빛 꽃동네길

친구집 가는 길을

애마야 가자

달음질로 가자

어서가자 바삐가자

지름길로 가자

 

길어진 친구 목

더 길어지지 않게 시리

초롱한 친구 눈

더 초롱하지 않게 시리

상록수 가꾸기는 언제나 끝날는지

갯벌밭 뒤집기는 호미파도 몫이지

 

친구집 가는 길에

금수저 아닌

금목서향 배들고

은수저 아닌

억새꽃 은은하고

흙수전 아닌 석류꽃 피고지는

 

우림농원 석류열매

붉게붉게 타들고

익어가는 친구얼굴

노을빛에 물드는

친구집 가는 길에

석류가 붉다

 

<김용수 친구 집 가는 길전문)

 

역시,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인가 보다. 고향산천과 부보형제 그리고 친구가 그립고 모든 사물까지도 보고픈 계절이다. 어디론가 떠나고픈 가을이 깊어만 간다. 이 가을에는 다도해가 펼쳐진 바다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고흥반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성 싶다.

마침, 고흥군이 오는 24일부터 116일까지 '가을 여행주간'을 맞아 국립소록도병원과 나로 우주센터 등 고흥의 역사문화와 우주체험 등 특별 프로그램을 펼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이순신장군의 오동나무 터 청렴체험 및 고흥테마의 섬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여행주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발포역사전시체험관, 고흥우주천문과학관, 원시체험의 섬 시호도 등 군 직영 주요 공공시설에 한해 여행주간 동안 5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을의 풍요로움을 여유롭게 즐기는 방법도 과히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누가 말했던가?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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