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736건, 최근 0 건
 

 

(오양심 시) 꼭지 꼭지 젖꼭지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10-06 (목) 08:01


꼭지 꼭지 젖꼭지

오양심  

 

선문답을 하는

수행자가 있었어.

내가 시인이 된 그날부터

자작시라고 들려주더라고

 

꼭지 꼭지 젖꼭지

우리 엄마 젖꼭지 까만 젖꼭지

우리 누나 젖꼭지 분홍 젖꼭지

()는 단 세 줄이었어

 

내가 시답잖게 생각하며

피식 웃어도 개의치 않고

나를 만날 때마다

웃음 지으며 들려주더라니까.

 

오랜 세월이 흘러

이화원 호숫가에 앉았을 때

내가 나에게 물어 보았어
너는 왜 여기꺼정 와서 흘러가고 있니?
 

자유여신상을 뒤로하고  

미끄러져 가는 배위에서도
내가 나에게 물어 보았어
너는 왜 여그꺼정 와서 떠돌고 있니?


사람들이 정처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행복과 불행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나는 육십갑자 丙申年 구월 초 닷샛날

섬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어.

 

안에서 바깥을 생각하는 사람아
바깥에서 안을 생각하는 사람아
엄마 젖꼭지는 까맣고 누나 젖꼭지는

분홍색이라는 그 시는 명시(名詩)였어.


우리는 지구 한 바퀴를 돌아

평생을 흐르면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거야

낳아주고 길러준 태(胎)를 젖꼭지를 찾아

평생을 떠돌면서 본향으로 가고 있는 거지



Resized_20160815_075339001.jpeg


 

 

 

 


 
22

언론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양성현 / 편집인:백숙기 / 등록번호 : 서울, 아02046 / 등록일자 : 2012년 3월 22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숙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11-6 4층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3397-6689 /팩스 02)765-5009

Copyright ⓒ 대한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