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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남도의 정한(情恨)을 노래한 한국정통 서정시인타계하다.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04-06 (수)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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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시인>

 

[대한방송연합뉴스 오양심주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송수권>시인은 1940-2016년 4월 4일)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1940년 전라남도 고흥군 두원면에서 태어났다. 1959년 순천사범학교와 1962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7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산문에 기대어〉 등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같은 해 문화공보부 예술상을 수상하였다.


1980년 첫 시집 《산문(山門)에 기대어》와 1982년 두 번째 시집 《꿈꾸는 섬》을 출간하였고, 이후로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30년간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 및 광주학생교육원 연구사, 연구관을 지낸 뒤 1995년 명예퇴직하였다. 1999년부터는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7년 전라남도 문화상, 1988년 제2회 소월시문학상, 1993년 서라벌문학상, 1996년 제7회 김달진문학상, 1999년 제11회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 시집 《아도(啞陶)》(1984), 《새야 새야 파랑새야》(1986), 《우리들의 땅》(1988), 《별밤지기》(1992), 《바람에 지는 아픈 꽃처럼》(1994),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1998)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다시 산문(山門)에 기대어》(1986), 역사기행집으로 《남도기행》(1991) 등이 있다.


1975년 문학사상에 <산문에 기대어>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송수권의 대표 시이다. <산문에 기대어>는 누이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개인의 정한을 인간 보편의 근원적인 슬픔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의 시는 자조적인 한(恨)의 정서가 아니라 한 속에 내재한 은근한 힘을 강조하고 있는 송수권은 남도의 서정을 자신만의 성향으로 노래한 시인이다. 남도 특유의 서정성과 남도 토속어의 맛과 멋을 잘 아는 송수권 시인은 정지용, 서정주, 김영랑으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 서정시의 계보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4월 4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광주 서구 매월동 천지장례식장. 발인은 6일 오전 8시. 062-670-0052

 

산문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淨淨(정정)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날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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