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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에 근조화환까지…경찰이 거리에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2-07-14 (목) 06:48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강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직협연합) 사무국장은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 철회를 요구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행안부 경찰 통제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안부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면 어느 정도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최현일 서울 종로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은 "일선 경찰들이 경찰국 반대를 위해 삭발을 하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지휘부는 무엇을 하고 있냐. 소신 발언을 해달라"며 "만약에 경찰국이 신설된다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께선 사의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보일배는 차윤주 서울경찰청 직협회장, 권만호 경기남부청 직협회장 등 5명이 참여했다. 비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이들은 경찰 제복과 기동복을 입은 채, 삼보일배를 하며 조계사 앞 인도에서 북쪽으로 100m가량을 이동했다.

앞서 윤 후보자는 지난 11일 경찰 내부망에 서한문을 올려 "현장 동료들께서 염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지만, 최근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는 일련의 의사 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국민께서 과도하다고 느끼는 방식의 의사 표현은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일선에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삭발식, 단식 등 반대 행동은 지속됐고 급기야 삼보일배까지 진행되는 등 일선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날 경북 지역에선 17개서 경찰 직협회장이 출근시간에 맞춰 1인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윤 후보자의 서한문에 항의 표시로 댓글을 달았다가 삭제하는 행동도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댓글 중에는 "국민을 위한 경찰이지만, 부하를 위하기도 하는 청장을 원한다", "정치에 휘둘리는 경찰이 돼서는 안 된다"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며 지난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여온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은 건강악화로 이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청 내부에서는 소통을 통해 반발 수위가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여전히 산발적으로 제기되는 집단 행동에 대한 대책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직협을 중심으로 단체 행동이 점차 고조될 즈음 일단 서한문을 통해 급한 불을 껐다고 본다"며 "곧 후보자와 직협 간 소통 자리를 만들 것이다. 그 자리에서 많은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휘부에서는 직협의 단체 행동이 더욱 거세질 경우 윤 후보자가 외부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직협의 단체 행동은 이미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협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직협이 국가의 통제를 거부하고, 정치적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기상 각 직협 회장들이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난관 중 하나다. 오는 10월 전국 경찰 직협 연합 출범에 따라 초대 연합회장이 누가 될 지 촉각이 곤두서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핵심 이슈인 '경찰국' 신설을 두고 각 직협의 반발 움직임이 경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경찰청장 취임 이전 윤 후보자가 조직 내부를 추스리지 못한다면 자칫 '취임덕'(취임부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직협 관계자는 "그나마 일선에서 거센 반발 목소리를 냈기에 지휘부가 행안부에 할 얘기도 생기는 것"이라며 "열심히 활동한 일선에 비해 지휘부나 윤 후보자는 '무엇을 했느냐'라는 비판이 거세지면 리더십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휘부 측은 "행안부와 계속해서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협의체 구성도 요구해서 이뤄졌고 우리 측 요구 사안들을 충분히 잘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지휘부는 내부 반발을 다독이기 위해 각 시·도경찰청을 찾아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직협 단식 현장에도 찾아간 바 있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요식행위 아니냐'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직 내 반발을 다스리는 것과 함께 행안부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도 윤 후보자로서는 핵심 과제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안 심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경찰국' 신설과 관련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이 양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국의 전반적인 취지에는 공감하되, 통제 방식과 권한 행사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현재 경찰과 행안부 측은 경찰국 내부 구성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측은 경찰국 내 현직 경찰을 채우는 한편, 인사 문제에서 장관과 경찰청장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장관 역시 새로운 조직에 현직 경찰을 채우는 부분에 상당 부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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