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736건, 최근 0 건
 

 

국립극장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내년 2월 18일까지

기자명 : 이창화 입력시간 : 2017-12-24 (일) 06:47


최근 개막한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심봉사 역 배우 유태평양(왼쪽)과 이광복. 국립극장 제공

 철부지에 SNS 중독, 허세증까지. 심봉사는 원작과 달리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면서 특유의 개성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그런데 심청이의 아버지 심봉사 역을 맡은 배우는 국립창극단 소속 유태평양(25). 역대 최연소 심봉사다. 유태평양과 함께 더블 캐스팅된 이광복(34)도 초연에 비해 한결 젊어졌다. 지난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이들을 만났다. 아래는 이들과의 문답.

심봉사가 왜 이렇게 젊은가.

유태평양: “심봉사는 연륜 있는 선생님들이 해오셨어요. (2014년 초연 때는 배우 송재영(56)과 김학용(52)이 심봉사 역을 맡았다) 선생님들은 대사 한마디를 하셔도 공력이 있으시거든요. 손진책 연출님이 이번 ‘심청이 온다’에서는 철없고 심청이의 아들 같기도 한 모습을 원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젊은 심봉사를 선택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이광복: “(연출님이) 요즘 시대 관객이나 젊은층을 아우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마당놀이는 어르신부터 젊은 관객까지 많이 보러오세요. 이들을 모두 포용하고 싶으셨던 거죠. 마당놀이 안에는 풍자도 하고 유행어도 많이 쓰잖아요. 이런 것들이 젊은 저희가 하면 더 와 닿는 부분이 있어요. 젊은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에서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서로의 심봉사를 어떻게 보는가.

유태평양: “확실히 괜히 나이가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형(이광복)도 적은 나이가 아니거든요(웃음). 저랑 9살이나 차이가 나요. 저와 비교했을 때 아버지로서 심봉사의 모습이 더 있어요. 심지어 형은 결혼도 했어요. 곽씨 부인이 죽었을 때 훨씬 슬프게 다가와요. 저는 어느 정도 상상으로 짜내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형은 경험이 많아서 노련하죠.”

이광복: “젊은 에너지가 있어요. 김성녀(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선생님이 ‘이 안에는 영감이 10명이 들어있다’고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무대를 많이 서다 보니 관객과 소통하는 노하우가 다르고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객석에서 보면 후배지만 저런 부분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나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 서로 조언도 많이 하고 있어요.”

마당놀이의 매력은 뭘까.

이광복: “마당놀이라서 있을 수 있는 즉흥성이 매력이에요. 심봉사가 어린 청이의 젖동냥을 할 때 관객 중에 정말 젖을 주시는 연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쑥스러워서 손만 흔드시는 분도 계세요. 관객의 반응에 따라 대사와 행동이 달라져요. 배우들도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반응을 하는 거예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나오면 저희도 당황하는 경우가 있죠. 실제 웃기기도 하고요. 오늘은 어떤 관객이 오실까 기대하면서 연기해요.”

유태평양: “오늘 공연에서 여성 관객에게 아이를 데려 가서 젖동냥하는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옆에 계시던 남성 관객이 아이를 데려 가시는 거예요. 당신이 주시겠다고요. 주는 시늉만 하지 마시고 진짜 줘보라고 대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진짜 옷을 벗으시려는 거예요(웃음). 지난 공연 때는 대본상으로 관객이 젖을 안 주셔야 하는데 세 분 모두 젖을 주셔서 당황했어요. 김성녀 선생님께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느냐고 여쭤보기도 했죠.”

하늘극장과 해오름극장의 차이는.

유태평양: “초연 때는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다가 이번부터 하늘극장으로 바뀌면서 관객 수용 규모가 절반 정도로 줄었죠. 하지만 집중 효과는 두 배 커진 것 같아요. (하늘극장은 원형 무대로 개조돼 관객들이 무대를 둥글게 감싸는 형태)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가 가까워서 연기하기에는 더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관객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요.”

최근 개막한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심봉사 역 배우 유태평양(왼쪽)과 이광복. 국립극장 제공

이광복: “저도 하늘극장이 가까워 부담스러운 것도 있어요. 하지만 연기하기에는 더 좋아요. 마당놀이는 기본적으로 원형 무대가 더 잘 어울리죠. 해오름은 가설무대를 설치해 만든 사각형 무대였잖아요. 원형 무대가 지닌 힘이 있어요.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한번만 훑어도 볼 수 있어요. 관객의 반응이 다 보여요. 어떤 관객이 좋아하고 있는지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있다가 그 관객에게 가서 애드립을 해야지 이런 걸 계산하기도 해요. 사실 배우들은 모든 면을 다 보면서 하는 연기가 익숙하지 않아요. 처음 마당놀이를 할 때는 앞쪽만 보는 게 익숙해서 다른 쪽을 볼 겨를이 없었어요.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아직 부족하지만 이만큼 하는 것 같아요.”

비나리를 선보인 소감은.

유태평양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심청이 온다’에도 나오는 ‘비나리’를 선보였다. 비나리는 좋은 일이 생기기를 축원하는 음악.

유태평양: “비나리는 한미관계와 다가올 미래에 좋은 일만 가득하면 좋겠다는 의미였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시큰둥하신 것 같더니 중간 접어들면서 재밌어하셨어요. 후문으로는 무슨 뜻인지 알려달라고 관심을 보이셨대요. 엄숙한 분위기일줄 알았는데 박수도 많이 치시고 화기애애했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나처럼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셨고요.”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 전석 5만원.

 


 
22

언론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양성현 / 편집인:백숙기 / 등록번호 : 서울, 아02046 / 등록일자 : 2012년 3월 22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숙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11-6 4층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3397-6689 /팩스 02)765-5009

Copyright ⓒ 대한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