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의혹을 받는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출입국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오후 조 전 부사장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 가까이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조 전 부사장은 조사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불법 고용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죄송합니다”라고만 하고 귀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사주 일가가 10여년간 20여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데려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부의 평창동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각각 일을 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민특수조사대도 조 전 부사장에게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 불법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이들을 국내에 입국시키는 데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대한항공 마닐라지점과 인사전략실 등이 한진그룹 일가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조달한 것으로 보고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현재까지 불법고용에 관여한 대한항공 직원 6∼7명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당국은 이날 조 전 부사장 소환 전에 불법 고용된 가사도우미 중 국내에 머무는 이들을 일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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