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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혐의' 조민기, 경찰 출석 앞두고 숨진 채 발견

기자명 : 김조영 입력시간 : 2018-03-10 (토)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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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53)씨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화배우 조민기는 유명한 배우이자 학과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을 강제로 추행하고 불쾌한 성적 언행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조씨의 가해 사실은 그가 교수로 재직하던 청주대에서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지난달 20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청주대는 지난해 12월26일 이사회를 열고 조씨에게 '3개월 정직'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시 회의록에는 "2017년 10월 교육부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교원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 이첩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해 조사한 결과 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주대 관계자는 "조민기는 공식적으로 품위 손상을 이유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며 "징계 절차가 끝난 후 사표가 수리됐으며 2월28일자로 면직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1일 청주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연극배우 A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씨의 가해 행위를 폭로했다. A씨는 "2013년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씨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학과 내에서 조씨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조씨의 범행은 주로 그가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얻은 오피스텔에서 이뤄졌다. 그는 "술을 마시자"며 학생들을 오피스텔로 불렀고, 이를 꺼리는 학생들에게는 올 때까지 전화를 하거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학생들은 짝을 지어 조씨의 오피스텔로 갔지만, 조씨는 동행인이 있는 상황에서도 강제추행을 일삼았다.

조씨의 눈밖에 난 학생들에게는 '제재'가 잇따랐다. 술에 취한 선배를 조씨의 오피스텔에서 데리고 나갔던 A씨도 마찬가지였다. A씨는 "그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조씨를 마주치면 저를 은근히 무시하거나 눈치를 줬다"며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제게 면박이나 창피를 주는 일도 잦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팀 회식이나 학과 MT, 공연 연습 과정에서도 가해 행위를 일삼았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조씨는 취한 상태에서 여학생들을 억지로 일으켜 춤을 추게 하거나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 연습 과정에서는 "가슴이 작아 배역을 하기에 무리가 있으니 뽕을 채워라"라는 등의 '성적 농담'을 하기도 했다.

또다른 졸업생 B씨도 청주대 홈페이지를 통해 조씨의 가해 행위를 고발했다. 조씨의 오피스텔에 혼자 불려가 술을 마신 뒤 강제로 추행당했다는 것이다. 술자리에서도 성추행과 성적 발언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A씨가 당한 피해와 유사했다.

폭로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청주대를 졸업하고 연희단거리패에 1년간 몸담았다고 밝힌 C씨는 같은달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용기를 내 글을 올려 준 학생들이 쓴 내용은 사실"이라며 "조씨는 마치 청주 안덕벌과 예술대가 자신의 왕국인 것처럼 행동했고 그의 이름을 따 학생들은 학교를 '밍키 월드'라 불렀다"는 글을 올렸다.

C씨는 "조씨가 학과장인 동시에 연예인, 수업을 총괄하는 교수였기 때문에 영향력이 막강했다"며 "그의 심기를 건드리면 학생 누구든 불링(특정 대상을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당해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신을 배우로 소개한 또다른 남성 졸업생 D씨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조씨는) 소속사를 소개해주겠다, 좋은 배역을 주겠다는 등 그런 식으로 유도하며 '내 말만 잘 들어라'라고 했다"며 "자신이 마음에 드는 친구들은 배역을 잘 줬으며, 마음에 안 들면 말도 안 되는 배역을 시켰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도 공동성명을 통해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민기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후 곧바로 내사에 착수하고 지난달 26일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다수의 피해자들을 불러 조씨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같은달 27일 조씨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조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조씨는 이날 뒤늦게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제 잘못에 대하여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씨는 오는 12일 경찰이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조씨가 9일 오후 4시3분쯤 자택이 있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1층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면서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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