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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칼럼] 한글을 세계으뜸어로 만든다.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7-11-09 (목)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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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주간>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표사유피인사유명豹死留皮人死留名)는 속담이 있다. 인간이 죽어서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가장 본질적인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사람에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의 수단이 아니고 의미이다. 이름은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왜 살아야 하는지의 목표이고,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살 것인지의 목적이다. 단체이름, 간판이름도 마찬가지이다. 이름은 국적이 분명한 한글로 써야 한다. 그래야 한글을 세계 으뜸어로 만들 수 있다.


으뜸은 순수 우리말이다. 기본이나 근본이 된다는 뜻인 한글이 해당된다. 한글은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창제한 사람과 반포일을 알며,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한국어 교육을 폐지하고 일본어를 가르쳤다. 한글로 된 신문(동아일보, 조선일보)과 잡지(신동아)를 폐간했고, 어린 학생들에게 땅따먹기 놀이를 강요했으며, 창씨개명으로 인류역사상 가장 혹독한 문화적 치욕을 겪게 했다. 여자의 이름 끝에는 영자, 인자, 경자, 희자, 정자, 숙자, 광자, 애자처럼 ‘자’자 돌림으로 이름을 짓게 하는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한글세계화운동, 한국어순화운동의 일환으로 남녀 구별 없이 우리의 고유어 이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글이 샘솟는다는 뜻의 한글샘, 하늘을 힘차게 난다는 뜻의 금난새, 언제나 새롭게 차있다는 뜻의 강새찬, 날마다 해를 닮는다는 뜻의 오해담, 사랑의 순우리말인 오다솜, 너답게 나답게 우리답게 살자는 뜻의 오답게, 모든 이를 좋아한다는 뜻의 이조은, 마음이 밝다는 뜻의 이밝음, 봄에 태어난 아이라는 뜻의 신봄이, 소담스럽다는 뜻의 박소담, 지예롭고 예쁜 사람이라는 뜻의 유지예, 기쁨으로 가득 찬 샘물이라는 뜻의 강샘물 등은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 왠지 이름값을 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이름 하면, 요즘 TV를 강타하고 있는 탤런트 송일국의 삼둥이를 들 수 있다. 대한이 민국이 만세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통쾌하고 상쾌하다. 세 이름을 합치면 저절로 애국심이 느껴진다. 탤런트 황정음의 세 자매 이름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첫째 오빠가 황 훈, 둘째 오빠가 황 민이라고 하니, 세 이름을 합하면 훈민정음이다. 또한 남도지역의 동의보감협회 회장인 오창섭은, 청소년시절부터 백범 김구선생을 존경했다고 했다. 그의 큰 아들은 오백범이다. 둘째와 셋째가 쌍둥이로 태어나자 오대한 오민국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그가 자식이름을 지은 계기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 아이들이 크면, 가문을 빛낼 수 있는 애국자가 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글로벌시대, 국제화시대라는 미명아래, 서울이든 지방이든 할 것 없이 한글간판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적불명의 간판이 상점마다 걸려있어 수치스러울 뿐이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도대체 분간이 안 간다는 말을 우리는 직간접으로 자주 듣고 있다. 특히 외제 전자제품, 의복, 커피, 화장품, 패스트푸드, 편의점, 백화점 등의 간판은 온통 영어로만 쓰여 있어서 낯 뜨거울 때도 있다. 영어 간판은 읽기도 어렵고, 읽어도 뜻을 모르는 간판이 태반이다. 단체이름도 영어약자로 쓰여 있어서, 설명을 듣거나 풀어서 쓰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굳이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로 단체이름을 써야 한다면 애국심을 발휘하여, 한글과 병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세종대왕의 탄생지인 경복궁 근처와 서촌 일대에 관광코스를 만든 일이다. 세종대로 옆 새문안로 주변 도로인 서촌을 시작으로 경복궁역 앞까지 ‘한글 가온길’로 정해 한글공원을 조성했다. 한글 창제와 세종대왕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을 엮은 전시물도 설치했다.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결과, 한글간판이 볼수록 독특하고, 정감 있고, 고급스럽다는 평판이다. 얼마 전부터는 서촌 지역의 명칭까지도 역사적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세종마을’로 바꾸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한글로 세계 문화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한글의 본질인 이름으로, 언어말살과 민족문화말살을 당했던 일제강점기를 두고두고 되새김질해야 한다. 맹목적으로 외국의 문물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 문화의식에 냉정한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세계화, 국제화 분위기에서도 한국적인 맛과 멋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름, 단체이름이 보급되어야 한다. 간판은 한글로만 쓰여 있으면 외국인이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한글과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어울려 써도 좋을 것이다.


이름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부터 국적이 분명한 한글이름이 보급되어야 한다. 너의 이름, 나의 이름, 단체 이름, 간판이름 등을 가장 한국적으로 의미 있게 짓고 써야 한다. 한글을 세계으뜸어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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