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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칼럼) 모교 찾는 70대 백의천사들의 얼굴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7-11-01 (수)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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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시인>

 

“꿈 많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70대라니 너무도 믿기지 않는다.”
 “흑! 흑! 우리가 졸업한지 몇 년 됐지? 그 옛날 학창시절이 그립다.”
 “박 교수님! 그때처럼 간호학을 가르쳐주시고 그날처럼 푸른 꿈을 심어 주십시오.”


이 대화는 서독과 미국 등지에서 간호사로 살아왔던 순천청암대학교 간호학과출신들의 목 메인 그리움이다. 그들은 이 학교를 졸업한 즉시 서독과 뉴욕, 로스엔젤레스, 센스란 시스코 등지의 병원에서 간호사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들은 한 많은 보릿고개 시절을 넘겨야 했던 국가적 아픔을 몸소 실천에 옮긴 장본인들이다. 찢어지도록 가난했던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현지일터에서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했었던 백의의 천사들이다.


그들의 모국모교에 대한 향수와 애환은 말이나 글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듯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뒤 돌아보는 시간,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 옛날 은사님을 부등 켜 안고서 어쩔 줄 몰랐다. 70대의 할머니가 아니라 청순한 소녀였다. 그들의 언행은 참으로 싱그러웠다. 아직은 청춘이고 싶고, 아직은 학창시절이고 싶은, 그들의 가슴은 시들지 않는 상록수였다.   

 

그 당시, 대한민국의 어려웠던 보릿고개상황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의 60대 이후 사람들이다. 나라살림이 어려우므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끼니를 때우기에 급급한 실정이었다. 그 일환책으로 감자와 보리개떡을 쪄서 먹는가 하면 보릿겨 죽을 써서 허기진 뱃속을 채워야만 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긴급대책으로 마련한 정부정책은 유능한 인재들의 해외파견근무였다. 그 결과 파독광부, 파독간호사를 비롯해 해외근로자들의 외화수입이 시작됐었다. 아마도 머나먼 타국 땅에서 이방인 생활을 해야만 했던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달큼하고 상쾌한 금목서 향기가 스멀스멀 청암캠퍼스를 휘감고 있다. 하얀 가운을 입은 간호학과 학생들의 발길이 부산하다. 교실에서 교정으로 교정에서 교실로 오가며 미소를 짓는다. 그들은 선배님들의 모교방문을 반기기 위한 환영행사 준비에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재외동문간담회가 시작됐다. 이광두 부총장의 환영인사와 함께 보직자 및 간호학과 교수소개 로 이어졌다. 간호교육 발전을 위한 해외 간호사의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논의에서는 모교를 중심으로 한 선후배들의 연결고리가 미흡하다며 재외 동문간호사와 함께 학과 재학생, 졸업생을 위한 네트워크 형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선진 간호교육 교류와 간호사의 해외 이주 역사적 배경, 사회구조적 배경, 해외 이주 매개 기구, 이주 이후 노동일상에 대한 논의 등이 거론됐다.


게다가 이들의 발전기금 및 도서 기증식이 있었고 곧 바로 교내투어 후 점심식사로 이어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모교사람들과 대화는 사뭇 진지했다. 모교의 변화된 이야기와 자신들이 살아왔던 그동안의 이야기들은 끊일 줄 몰랐다. 더욱이 동료들끼리의 못 나눴던 대회들은 식을 줄 모르고 자신들의 예정시간에 쫒기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는 “70대 백의천사들” 그들의 귀와 입에서 “얼굴”이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가는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빛 하늘나래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나르던 지난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꿈 많던 학창시절에서 70대로 익어가는 백의천사들의 건장한발자취가 새롭다. 마음속으로 그려진 얼굴들, 아로새겨진 그들의 이야기들이 떠나지 않는다. 그들이 또 다시 모교를 찾을 그날은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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