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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고체연료 제한… 한국형 ICBM 개발로 이어질까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0-07-30 (목) 07:03


청와대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의 의미로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의 비약적인 확대, 우주산업 성장,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 형성을 꼽았다.

 

지난 28일의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개정은 그동안 선진국들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었던 우리나라 우주발사체와 미사일 분야의 족쇄를 한 단계 푼 행보로 평가된다.

한계는 있지만, 보다 무거운 위성 등을 쏘는 로켓 기술을 우리가 개발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발전한 기술을 미사일 개발에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지침상의 제한 때문에 액체연료만을 이용한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를 개발해 왔다.

액체연료 로켓은 추력 등을 조절할 수 있어서 궤도를 잘 조정해야 하는 우주발사체를 쏴 올리는 데 유용하지만 그만큼 구조가 복잡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는 "액체연료 로켓에 고체연료로 된 부스터를 장착한 혼합형 로켓을 만들면 발사중량을 4톤 정도로 올릴 수 있다"며 "고체연료는 길어야 1분에서 2분이면 다 타 버리지만 혼합형 로켓으로 추력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땅에서 떠오를 때 액체와 고체연료를 함께 활용하고, 고체연료가 모두 타 버린 뒤에는 추력을 조절하면서 위성의 위치를 세밀히 맞추기 위해 액체연료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위성이 크면 보다 많은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의 '키홀' 정찰위성은 10톤을 상회한다는 것이 한 예다.

따라서 얼마 전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아나시스 2와 같은 군용통신위성이나, 정찰 등 다른 목적의 군사위성을 쏴 올리는 데에도 이러한 기술이 사용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고체연료만을 사용하는 로켓의 길은 열렸어도, 이러한 로켓은 액체연료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소형 위성을 쏴올리는 데에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누리호와 같은 액체연료 로켓은 가격이 비싸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은 29일 브리핑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출력의 크기와 목표에 다라서 액체, 고체,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로켓 설계가 가능해졌다"며 "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를 부연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한 자리에서 언급한 탄도미사일의 정체로 보이는 현무-4는 사거리 800km에 탄두 2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지침 개정에 800km 사거리를 연장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체연료 로켓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를 미사일 발전에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탄도미사일과 고체연료 로켓이 세부적으로 운용하는 측면에서는 다르지만, 일단은 활용되는 기술에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장영근 교수는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해 사거리를 800km로 묶어두긴 했지만, 우주발사체라는 명목으로 대형 고체연료 로켓 모터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며 "(미사일) 기술 발전의 여지를 묶어놓은 것을 풀었다"고 말했다.

세밀한 조정이 필요한 우주발사체와 달리 탄도미사일은 주로 고체연료를 이용한다. 고체연료 로켓은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군사작전용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28일 지침 개정을 발표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현종 2차장은 "800km 사거리 제한을 푸는 문제는 'in due time(적당한 때가 되면)'에 해결될 것이다"고 설명해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대형의 고체연료 로켓 모터를 만드는 기술은 아주 까다롭다. 예를 들어 ICBM급의 대형 고체연료 로켓 모터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만이 실용화했는데, 이같은 현실은 일정한 한계로도 지적된다. 기술 개발의 여지는 열렸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은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만들고 있는 액체연료 로켓 누리호와 ADD가 개발할 것으로 보이는 고체연료 로켓 또는 미사일이 서로 겹치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장 교수는 "군 정찰위성을 소형화시켜서 고체연료 로켓은 500kg 이하 같은 것만 쏘고, 항우연에서 개발한 누리호는 1.5톤 이상을 쏜다면 차별성이 있는데 2개가 유사한 능력을 가지면 중복 개발이 된다"며 "차별성을 갖도록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로켓시장에서 일본 등과의 경쟁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일본은 고체연료 발사체와 관련한 제약을 받지 않아 꾸준히 고체연료 기술을 발전시키며 로켓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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