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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으론 못푸는 ‘킬러 문항’ 출제… “공정한 수능은 신화”

기자명 : 김조영 입력시간 : 2018-04-05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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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30번 문항(사진 참조). 이른바 ‘킬러 문항’이다. 미분과 적분을 기반으로 수학 교육과정 성취기준 10여개를 꼬아 출제했다. 종로학원 정승호 수학 강사는 “전문 강사인 저도 컨디션 좋을 때 20분 걸리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공교육만 받은 학생은 손도 못 댈 것이고 사교육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학생 중에도 소수만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수능 수학의 난도에 따라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 킬러 문항은 28, 29, 30번에 배치된다. 어려울 때는 3문항 이상, 쉬울 때는 1∼2문항 나온다. 입시 학원에선 다른 문항을 빠르게 풀어 킬러 문항을 해결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훈련시켜준다. 대다수 일반고에선 진도를 빼는 데 급급한 게 현실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어든 국어든 이런 킬러문항은 공교육만으로 해결 불가능하므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학교 교육만으로 고득점을 받기 어렵다면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그렇다고 공교육만 받아 해결 가능한 문제만 출제한다면 만점자가 속출해 변별력 대란이 일어난다. 출제 당국은 매년 이런 딜레마에 빠진다. 그래서 교육부조차 ‘수능이 공정한 게임’이라고 말하길 꺼려한다.

수능이 공정하게 느껴지고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과거 학력고사와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고교생을 키우는 학부모 대다수는 학력고사를 통해 대학에 갔다. 이들 눈에는 수시와 정시로 구분된 현재 입시가 대단히 복잡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표준점수와 등급으로 구분하는 성적 산출 방식도 낯설고 복잡하다. 그래도 학력고사와 가장 흡사한 수능을 가장 공정한 전형요소로 여긴다.

하지만 1980∼90년대와 현재는 사교육 규모가 다르다. 당시 사교육이라고 해봤자 대학생 과외나 학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사교육 시장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한다. 과목별로 단원별로 억대 연봉을 받는 강사가 수두룩하다. 한 해 40조원을 넘어서는 거대 산업이란 분석도 있다.

사교육은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입시 정책을 바꿀수록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며 ‘괴물’이 됐다.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공교육 투자는 더디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교사 집단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익명을 요구한 유명 입시학원 강사는 “고소득층 입장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귀찮고 불편한 전형이다. 사교육비를 투입한 효과도 불분명하다.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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