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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수필) 순천에 가면 사랑하고 싶다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7-04-11 (화) 11:28



김용수.jpg

<김용수 시인>


 

“봄봄봄 봄이 왔어요, 순천에 봄이 왔어요.”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즐겁고 흥겹다. 순천을 향하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부산하다.
 
지난주였다. “순천에 가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시인들의 말이 생각난다. 그들은 왜 순천에 가면 사랑을 하고 싶어질까?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인천, 울산 광주 등 수많은 크고 작은 도시들이 있는데도 순천만 가면 사랑을 하고 싶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順天이라는 지명부터가 사랑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순수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인심이 후하다. 아마도 순천사람들의 후한인심은 대처에 알려졌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신이 감춰두었다는 순천 땅은 가는 곳마다 산자수려하다. 빼어난 경관과 힐링을 할 수 있는 맑은 공기와 청정한 물은 순천만이 지닌 보배다.
 
무엇보다도 조계산을 중심으로 한 양대 사찰은 충효불심을 방증하고 그 아래로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보성강의 흐름은 삶의 여유로운 자태를 보이는 듯하다.
 
실지로 산과 강이 있고 바다가 있는 도시는 드물다. 더욱이 기후풍토가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어 천혜의 도시라 아니할 수 없다. 순천의 기후풍토를 지구촌의 한 도시와 비교한다면 호주 시드니의 기후풍토와 흡사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 송수권 시인은 살아생전에 “순천만에서 갯벌풍류의 진수를 건져라”고 끊임없이 말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시인은 자신의 마지막 시를 “갈목비”13편으로 마감했었다. 그중 한편을 요약해서 쓴 정홍순 시인의 칼럼을 보자.
 
“시가 써지지 않을 때는 순천만에 나가봐라. 필자에게 연작시 ‘갈목비’를 보내며 적어 보낸 송수권 시인의 편지 한 구절이 생각나는 날이다. “서녘 하늘을 서대는 갈바람 소리/온몸 저리며/용산龍山 등허리에 걸쳐 지금 막 떠오르는 갈목 같은 저것은/그믐달인가 초승달인가/수묵 몇 폭을 남기고도 낙관을 찍지 못해/안달하는 ...”
 
이같이 순천만의 갯벌풍류는 시인들의 입과 글을 통에서도 오르내리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갯벌풍류는 순천도호부 당시, 백성들의 혼과 얼이 담겨 있고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려있는 역사의식과 선비정신이 깃든 풍류다.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고 모든 사람들이 찾아오는 순천만의 갯벌은 오늘도 살아 숨 쉬고 있다. s자로 굽어 흐르는 해수로를 따라 한없이 펼쳐지는 갯벌과 갈대군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그런 까닭에서 “순천에 가면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말이 유행어가 되는가 싶다. 제목을 던져준 사람의 뜻을 존중한 나머지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써본다.
 
순천에 가면
s자로 미끈하게
미끄러지는 해수로를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뻘배타고 갯것하며
노래부르는 순천만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팔마비로 우뚝 솟은
청렴스러운 선비정신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향동 길목 옥천서원
문화소생 글 읽는 소리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옛 추억을 떠올리는
좁다랗게 뻗은 돌담길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삶이 깃든 공마당 터
매산 등을 잇는 박난봉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삼산이수 정기 받은
맑은 물 맑은 공기 정원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순천여고 교복타이
목련꽃처럼 피어나는 자태를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임진왜란 정유재란
뚝심으로 이겨내는 구국심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팔진미맛 서려있고
충무공얼 되새기는 낙안읍성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조계산과 깊은 계곡
충효불심 이어가는 송광사찰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아름다운 계곡숲길
천년숨결 쉬고 있는 선암사찰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우리나라 달동네와
흘러버린 세월 드라마촬영장을 사랑하고 싶다
 
순천에 가면
하늘님이 주신선물
정 많고 맘씨 고운 순천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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