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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의 나무 스킬…'전문 투기꾼 수법'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1-03-09 (화) 10:17


 LH 직원들이 더 많은 토지보상금을 받기 위해 신도시 발표 전 농지를 매입해 묘목들을 심는 꼼수를 썼다는 목격담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JTBC는 조경전문업체 등의 말을 인용해 LH 직원들은 옮겨심기만 해도 보상금으로 9배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 투기꾼들 사이에선 ‘마법의 나무’라 불리는 ‘에메랄드그린’을 심었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LH 직원들의 땅에 2000개가 넘는 나무들이 빼곡히 심겨 있다. 이 묘목은 한겨울에 심어졌다. 조경전문업체 관계자는 “1월에 심을 경우 나무가 동해도 받을 수 있고 지반이 얼어 있어 심는 품도 많이 들어간다. 해동이 된 다음에 3~4월 식재가 제일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 직원 농지 관리인은 “1월 말쯤 (나무를 심었다)했다. 작업 다 하니까 신도시 발표가 나더라”고 말했다.

정부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개발 발표 한 달 전 묘목을 심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상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에메랄드그린’을 심은 건 고수 중의 고수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조경전문업체는 “조달청에 (단가) 등록이 안 돼 있다. 등록이 안 돼 있으니 보상가격 기준점이 없다. 감정평가하기 나름이다”고 말했다.

보상비를 정할 때는 LH와 지자체, 주민 측이 감정평가사를 고용한다. 보상 담당 LH 직원이라면 감정평가사들과 잘 알고 지낼 수밖에 없다. 조달청에 보상 기준이 등록돼 있지 않은 희귀 품종의 묘목은 LH 보상 담당 직원이 감정 평가사와 입을 맞추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에메랄드그린은 시중에서 2000개 정도 구입할 경우 한 그루에 2000원 정도 한다. 2~3년이 지나면 1m 이상 자라 4~5년 뒤엔 2m가 넘는다. 생장 속도가 빨라 보상비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품종이라는 얘기다. 운반비와 작업비 등을 합해도 어린나무 한 그루 심는 비용은 만원이 채 안 된다.

그러나 보상비 책정이 이뤄질 시점엔 가격이 크게 뛴다. 조경전문업체 관계자는 “한 그루당 나무 뽑기가 4만원 돈 나온다. 나무심기가 4만5000원이다. 발표하고 최하 3~5년 차 돼야 보상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만원짜리 나무가 9만5000원으로 900% 넘는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셈이다. 투기꾼들 사이에선 실제 옮겨심기만 해도 보상금으로 9배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 ‘마법의 나무’라 불린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LH직원 공직자 투기는 국민 배신행위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행위자 패가망신 시켜야 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을 향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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